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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 리뷰] 사람들은 왜 비 '깡'에 열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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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의 '깡'이 새삼 화제입니다. 항간에는 새로운 커뮤니티가 도래했다고도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게 대관절 무슨 소리냐고 물으신다면, 우선 비의 2017 미니앨범 [MY LIFE 愛] 타이틀곡 '깡' 뮤비를 선행학습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qFvYsy4wE4

 

 

앨범의 발매와 동시에 공개된 '깡' 뮤직비디오는 3년이 지난 지금 570만 뷰 가까이 기록하고 있고, 댓글은 무려 53,000개 가까이 달려있는 '소규모 커뮤니티' 수준으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일까요?  깡 커뮤니티의 도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비의 히스토리를 간략히 훑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0년대 국내 월드스타의 등장 

 

가수 비를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보기 드물다고 했었던 2000년대 초반. 말 그대로 가수 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월드스타였습니다. 가수는 물론이거니와 연기, 예능을 비롯해 파워 만능 엔터테이너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슈퍼아이콘이었죠. 가수로 컴백할 때 나오는 곡마다 파워풀한 춤사위와 비주얼로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는 것은 기본, 각 종 연말 시상식에서도 동종업계 연예인들도 잇몸 미소를 짓게 만들 정도로 그는 말 그대로 연예인의 연예인. 슈퍼스타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말하는 족족 모두 과거형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격변하는 K-POP, 그안에서의 비

시간은 흘렀고 세상은 변했습니다. 대중들의 입맛도 변했으며, 가요계와 음악시장에서 추구하는 댄스 장르에도 트렌드가 급변하기 시작했죠. 

 

 

 

2008년. 가수 비는 JYP의 둥지에서 나와 독자 레이블을 설립하고 5집 앨범 [레이니즘] 발매와 함께 홀로서기를 시도합니다. 그는 현란한 매직스틱을 과시하며, 다시 한번 남성 솔로 댄스가수의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하죠. 성공적인 홀로서기였고 더 이상 그의 노래 초입에서 속삭이는 제왑삐를 들을 필요가 없다며 많은 팬들은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의 스페셜 앨범 'back to the basic'

 

그리고 2010년. 입고 있는 망고 나시를 훌러덩 벗고 상체를 꿀렁거리는 춤으로 화제를 일으킨 '널 붙잡을 노래'와 'HIP SONG'이 수록된 스페셜 앨범 'Back to the basic'을 발매합니다. 이 더블 타이틀곡 역시 히트하며 무난한 성공가도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찐 팬들은 알았죠. 이때부터 비는 트렌드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 그대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던 그의 앨범은 트렌드마저 초심이었던 2000년대 초반이었던 거죠..

 

 

그리고 나온 대망의 6집 정규앨범 '레인 이펙트'는 대중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다줍니다. 그랜드 컴백이라는 타이틀 아래 가수 비는 앨범명만큼이나 가요계에 비 효과를 주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30 SEXY와 LA SONG을 들고 컴백합니다. 두 곡 모두 적당한 새로운 시도와 콘셉트를 들고 나오지만 약간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라송 각설이 콘셉트와 가사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촌스러운 30 SEXY는 뮤직비디오는 감각적으로 뽑았으나, 얼굴에 키스마크를 하고 나오며 대중들에게 의아함을 자아해 냈죠. 조금씩 대중들은 감 떨어졌다는 평을 비에게 쏟아붓기 시작했고, 더군다나 수록곡 '차에 타봐'는 이 앨범이 다른 방향으로 회자될 수 있도록 불쏘시개 역할을 제대로 해주게 됩니다.  세기말 상남자 감성의 폭력적인 가사는 일부 네티즌들의 조롱거리로 작용하기 시작했고, '비도 한물갔구나'라고 이때부터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체, 레인 이펙트 앨범은 조용히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대망의 깡이 수록되어있는 앨범 GANG 미니앨범이 발매하게 됩니다. 

 

깡의 도래

 

 

이미 비의 대쪽 같은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많은 대중들은 그에 대한 기대가 반토막난 상황이었고 K-POP 댄스 장르는 많은 아이돌들이 입지를 굳히며 세대가 교체된 상황이었죠. 그래도 '비'이니까. 무대를 씹어먹는 월드스타 'RAIN' 당신이니까!기대 반 걱정 반으로 대중들을 깡 앨범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 뮤직비디오를 보기 전까지 불안했던 마음은 정확히 적중하게 됩니다. 

 

 

 

장르를 알 수 없는 이디엠부터 발라드 댄스까지 아우르는 타이틀곡 깡은 세기말에 머물러있는 스타일링과

무대매너까지 버무려져 역대급 비의 괴랄한 타이틀곡이 되었고 그가 추구하는 퍼포먼스와 카리스마. 소위 ‘비’ 다운 모습은 이제 대중들에게 철 지난 객기라고 치부할 만큼 촌스럽고 구시대적인 음악이라고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누리꾼들은 그의 뮤직비디오에 탄식 어린 댓글들을 남기기 시작했고, 그중 몇몇 댓글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댓글란을 넘어 댓글 맛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포털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합니다. 이제 1일 1 깡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누리꾼들은 이 뮤직비디오에 중독되어 하루의 마무리를 깡 뮤직비디오에서 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소수는 1일 3 깡이다 못해 1일 5 깡까지 반복학습을 하며 깡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현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이 공간은 지금 각종 사회이슈나 하루의 일기를 남기며 서로 소통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코멘터리

 

 

어쩌면 비는 이 상황을 불쾌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대중들은 가십거리로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당사자에겐 상처가 될 수 있는 말들이 다분하지요. 그럼에도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직업인 연예인. 그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었던 비의 행보가 안타까웠던 대중들의 반응 또한 어느 정도 공감은 갑니다. 무대를 씹어먹던 시절의 월드스타 '비'가 엄복동 아재라고 불리며 조롱에 가까운 댓글을 받는 모습이 안타까운 찐 팬들은 말이죠. 아직도 이 커뮤니티의 최 상위란에는 항상 비가 열심히 군무를 추고 때론 랩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댄스 브레이크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꾸러기 같은 표정과 제스처. 타이포가 크게 박힌 모자. 방탄조끼를 입고 춤을 추는 그는 여전히 보기 힘겹지만 그를 보며 한마음 한 뜻으로 매일 소통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금 비의 성공적인 컴백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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