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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터 리뷰] 입짧은햇님의 입 길이는 주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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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소위 잘 나가는 먹방 크리에이터를 나열해본다면 누가 있을까요? 아마도 지금 열심히 나열해봐도 몇 개월 후에 해당되지 않는 이들이 과반수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에이터는 이미지에 민감한 직업군일뿐더러 구독자의 취향도 명확하게 다르며 트렌드도 급변하기 때문에 정답을 논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지요. 하지만 이 곳에서도 소위 그린벨트와도 같은 청정방송으로 뚝심 있게 5년 동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먹방 크리에이터가 한 명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입짧은햇님, 오늘은 당신을 소개하겠어.

 

입(안) 짧은 그녀


입짧은 그녀의 고기 4키로 먹방

햇님의 먹방을 얘기하려면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녀는 먹방 크리에이터라고 하기엔 카메라 앞에서 음식을 먹는 본인이 조금 어색합니다. 그리고 수줍게 먹방을 시작하겠다며 읊조린 후 비빔밥에 계란 프라이 15개를 쏟아붓습니다. 참기름은 또 어떻게요. 누가 참기름은 두 방울이라던가요. 반 병은 내리 부어줘야 비로소 윤기 나는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던 그녀. 그렇게 비빔밥 한 사발을 뚝딱 하고 나면 배가 부를 법도 한데(터질 법도 한데) 조심스럽게 케이크 한판을 꺼냅니다. 케이크를 정성스레 한 조각 한 조각 잘라 예쁜 접시 위에 올려, 작은 포크로 한입 떠먹은 후 씁쓸한 원두커피 한 모금으로 입가심할 줄 알았죠? 어차피 한판을 올 클리어할 그녀라 조각을 내어 자르는 행위는 그저 사치.(요즘엔 한 조각을 잘라서 단면 보기용으로 놓으시고 나머지 케이크를 드십니다) 성인용 포크로 크게 크게 조각내어 시원하게 케이크 한판을 섭렵합니다. 씁쓸한 아메리카노요? 단쓴싫고 단단만 취급하겠다며 믹스커피 10봉을 우유에 탑니다. 물이 아닌 꼭 우유에 타 줘야 꼬숩게 믹스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그녀.

그렇게 그녀는 5년이 지난 지금 어느덧 구독자 90만 명에 이르는 인기 먹방 크리에이터가 됩니다. 구설수나 큰 논란 하나 없이 5년간 꾸준히 먹방을 해온 햇님은 요즘 구독자 상승 추이가 조금 더 빨라졌습니다. 최근에 주작 방송 논란이 한번 일기도 했는데요. 바로 먹겠다던 양보다 더 먹어서 주작이라는 웃픈 논란이었던 거죠. 조금씩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입 길이에 의아해하기 시작한 것 같네요.

 

햇님의 든든한 조력자


1년에 두번 튀김방송 feat. 뭬님

햇님이 먹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본인의 의지보다는 주변의 권유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사진일을 하던 햇님은 친구들의 권유로 먹방에 입성하게 되는데요. 먹방의 트렌드가 먹는 양으로 승부를 보던 시절, 유독 유난을 떨며 먹거나 억지로 먹고 먹뱉논란이 일삼던 일부 먹방 크리에이터들 속에서 그녀는 덤덤하게 정말 많이 잘 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햇님의 지인들은 그 점음 진작에 알고 있었던 것이죠. 특히 방송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실제 친구 뭬님은 햇님의 든든한 조력자인데요. 서툴렀던 햇님의 방송 초창기 시절 누구보다 인터넷 방송을 꿰뚫고 있던 그녀 덕분에 햇님은 초창기 아프리카 TV 방송을 수월하게 이끌어 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예 한지붕에 사는 룸메이트가 되어 여전히 방송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으며, 1년에 두 번 프로튀김러로 등장해 튀김 먹방도 진행하고 있죠.  또한 햇님의 어머니는 호프집을 운영하시며 나온 요리실력으로 까르보나라 치킨, 골뱅이 소면, 칠리새우 등 대박급 안주와 특히 소갈비찜은 많은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먹방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공중파 진출


아프리카 TV로 시작한 햇님은 유튜브로 본격 전향한 이후 유튜브 생방을 통해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며 먹방 크리에이터의 입지를 다져갑니다. 그리고 2018년 4월. 그녀의 공중파 고정 패널 출연 소식이 들려옵니다. 바로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 마켓인데요. 패널들은 노래를 한 소절 듣고 가사를 맞춰야 하는데, 틀릴 때마다 일정량 이상의 맛있는 음식들이 햇님의 몫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초반엔 방송 분량이 적었고 본인도 프로그램이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고 말했으나, 얼마 전 놀라운 토요일은 100회 특집 방송을 맞이했고 TVN의 준 장수 프로그램이 됩니다. 제작진의 능력과 연예인 패널들의 케미가 한몫했겠지만 역시 햇님의 감초 역할도 프로그램의 장수에 한몫을 했겠죠. 이로 인해 햇님도 공중파의 지속적인 노출로 유튜브로의 유입도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꾸준히 증가하게 됩니다. 

 

'미사많먹'을 외치게 만드는 진솔함


입짧은햇님 미연시 체험판

햇님의 생방송을 보면 생소하지만 자주 볼 수있는 은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사많먹'인데요. 햇님의 본명인 김미경을 사용한 '미경아 사랑해 많이 먹어'의 뜻을 가진 줄임말입니다. 햇님의 한 열혈시청자가 후원과 함께 구애에 가깝게 쓴 저 문장은 현재 줄임말이 되어 햇님방송에서 팬들의 애정어린 고정멘트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한결같이 친한 동네누나, 언니 같은 모습으로 먹방을 해오던 햇님도 늘 평탄했던 시간만을 보내온 건 아니었습니다. 능숙하지 못한 방송기기 컨트롤로 시청자들에게 쓴소리도 듣고 눈물로 방송을 종료한 적도 있었고요. 한순간에 구독자가 껑충 뛴 것이 아니라 초창기 시절부터 꾸준히 구독자가 늘어나다 보니 초반 팬들과의 친목 어린 방송 스타일로 한동안 신규 구독자들에게 좋지 않은 피드백을 듣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인기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그녀도 감내해낼 건 감내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건 바로잡는 모습으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죠.

무엇보다 그녀의 꾸준한 인기에는 먹는 양도, 공중파의 힘도 아닌 친근함과 진솔함이었습니다. 수시로 변하는 트렌트를 쫓거나 다수의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외국인 구독자 유입을 위한 콘텐츠를 뽑아내기보다는 뚝심 있게 생방송 토크 먹방을 진행하며 그저 하루하루 본인의 맛있는 한끼에 집중한 정통법이 오히려 국내 구독자들에게 먹힌 셈이죠. 이렇게 꾸준하게 해온 진솔한 방송으로 인해 햇님도 이제는 본인의 실수를 바로잡아주는 시청자에게 '수천 명의 시어머니'라고 맞받아치며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가 생겼고, 케이크를 비춰주다가 모니터가 엎어지는 방송사고를 한 편의 미연시 게임으로 만들어 버리는 팬들은 그녀에 대한 팬심이 더욱 두터워졌습니다.  

 

입짧은햇님 로고

 

코멘터리


방송 초반부터 햇님의 팬이었던 사람들은 때때로 예전의 햇님을 그리워합니다. 특유의 수줍게 진행하는 방송태도와 후식의 마무리는 늘 후르트링으로 하던 모습. 코팅 잘 된 테팔 그릴 위에 콘치즈 한 사발 끓여내 치즈 파티를 벌이던 모습. 방송을 마무리할 땐 모든 팬들의 닉네임을 불러주며 아쉽게 방송을 종료하던 모습들 말입니다. 지금은 모든 시청자들의 이름을 불러줄 수 없을 만큼 만인의 먹방 크리에이터가 되었고 능숙하게 생방송을 진행하는 햇님의 모습은 프로가 되어간다는 반증이겠지만요. 이렇게 변화하고 바뀐 햇님의 모습은 아무렴 어떤가요. 팬들을 대하는 마음과 먹방을 대하는 마인드만큼은 첫 방송 때보다 더 단단해져 있음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인간적이고 진솔한 입짧은햇님의 방송을 응원합니다. 타이틀에 대한 답은 드려야겠죠? 입짧은햇님의 입길이는 주작이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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